키다리아저씨, 9억8천만원짜리 누적 기부천사

키다리아저씨, 키다리아저씨, 9억8천만원짜리 누적 기부천사

해마다 연말연시가 되면 얼굴없는 천사 소식이 차가운 겨울을 훈훈하게 녹여주죠.

올해도 성탄절을 앞두고 대구 ‘키다리 아저씨’가 찾아와 2300만원을 기부하고 사라졌다는데요.

지난 23일 오후7시 ‘키다리 아저씨’가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의 한 제과점에서

대구공동모금회 직원들을 만나 2300만원을 건네주고 돌아갔다는 군요.

‘키다리 아저씨’는 “(매년 1억원이 넘는 돈을 기부했지만) 올해는 금액이 적어 미안하다. 나누다 보니 그렇게됐다.

이미 가족들의 이름으로 1억원을 기부해 금액이 줄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는 이어 “부친을 일찍 잃고 19살에 가장이 되어 가족들을 먹여 살리다 보니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의 애환을 잘 알고 있다. 이 돈을 꼭 필요한 이웃들에게 전달해달라”고 당부했다네요.

자리를 함께한 그의 부인도 “승용차도 10년 이상 타며, 우리 부부가 쓰고 싶은데 쓰지 않고 소중하게 모았다.

아직도 갖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 나눔의 즐거움에는 비교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키다리아저씨는 2012년 1월 처음으로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아 익명으로 1억원을 전달하는 등

지난해까지 9차례에 걸쳐 9억8000여만원을 기부했다고 합니다.

8년동안 기부한 이 액수는 대구에서 역대 개인 기부액수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이라고 합니다.

대구공동모금회쪽은 “키다리아저씨에 관해서는 이름, 주소, 직업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

다만 70대 남성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공동모금회는 부부의 자녀가 키다리 아저씨를 자랑스러워 한다고도 했습니다.

부부는 “출가한 자녀들이 이(기부) 사실을 알고 나서 자랑스러워한다”면서

“따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성금과 함께 전달한 메모의 필체를 (언론 보도에서) 보고 알아차렸다”고 말했습니다.

끝으로 키다리 아저씨는 “대구는 나눔의 저력이 있는 도시다.

언론을 통해 나눔이 이어지는 모습을 보며 성숙해 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희정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올해도 잊지 않고 거액의 성금을 기부해 주신

키다리 아저씨 부부에게 대구의 소외된 이웃을 대표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기부자의 뜻에 따라 소중한 성금을 대구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잘 전달해 나눔으로

더 따뜻한 대구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